‘막걸리 빚기’ 국가무형문화재 됐다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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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술 막걸리를 빚는 문화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 제공 대중적인 술 막걸리를 빚는 문화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 제공

제조·의례 등 생활 관습 포함

국민신문고 제안 지정 첫 사례

문화재청, 보유자 인정은 안 해



대중적인 술 막걸리를 빚는 문화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15일 막걸리 빚는 작업은 물론이고, 생업과 의례, 경조사 활동에서 막걸리를 나누는 전통 생활관습을 아우르는 개념인 ‘막걸리 빚기’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이번에 지정된 ‘막걸리 빚기’는 2019년 ‘숨은 무형유산 찾기’와 ‘국민신문고 국민 제안’을 통해 국민이 직접 국가무형문화재를 제안해 지정된 첫 사례다.

문화재청은 막걸리 빚기가 온 국민이 전승하고 향유하는 문화라는 점에서 ‘아리랑’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처럼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막걸리에 앞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술로는 문배주, 면천두견주, 경주 교동법주 등이 있지만, 이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전래한 술이다. 그러나 막걸리는 전국에서 쉽게 주조해 즐긴 술이라는 점에서 특히 그 의미가 높다.

막걸리는 물과 쌀, 누룩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적인 쌀 막걸리는 쌀을 씻어 고두밥을 지어 식힌 후, 누룩과 물을 넣고 수일간 발효시켜 체에 거르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막걸리의 ‘막’은 ‘마구’와 ‘빨리’, ‘걸리’는 ‘거르다’라는 뜻으로 ‘거칠고 빨리 걸러진 술’을 말한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막걸리 빚기’. 사진은 막걸리를 거르는 모습. 문화재청 제공.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막걸리 빚기’. 사진은 막걸리를 거르는 모습. 문화재청 제공.

막걸리의 기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문화재청에 따르면 막걸리는 삼국 시대 이전 농경이 이루어진 시기부터 마셨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미온(美醞)’, ‘지주(旨酒)’, ‘요례(醪醴)’ 등 막걸리로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확인된다.

막걸리는 “같은 품삯을 받더라도 새참으로 나오는 막걸리가 맛있는 집으로 일하러 간다”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농민이 좋아하는 농주(農酒)이자 제사상에 올리는 신주(神酒) 역할을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막걸리 빚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고 있고, 각종 고문헌에서 막걸리 제조 방법과 관련된 기록이 확인돼 역사성이 있다”면서 “아울러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가능성이 크고, 막걸리의 지역별 특색이 뚜렷하며, 현재에도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해 막걸리를 빚는 전통 지식이 전승·유지되고 있는 점 등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막걸리 빚기’ 지정을 기념해 (사)한국막걸리협회, 대한탁약주제조중앙회와 함께 26일 오후 5시 경기도 수원 화성행궁에서 ‘막걸리 빚기’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또 26~27일에는 부산 금정구 금정산성토산주 등 전국 26개 막걸리 양조장을 중심으로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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